Band of Dynamic Brothers
Released
2009.10.7

끝나는듯한 가사
마지막 트랙

13. 끝 (Apoptosis)



[Verse;1 개코]
퇴근하는 길에 한쪽 눈을 구기며
허름한 와이셔츠에 단추를 푸르네
집으로 향하는 발길을 조금 돌려
한강변으로 쓸쓸히 피곤해진 발을 구르네
앙상해진 내 손목을 바라봐
거의 다 아물어진 동맥에 흉터
늦가을 바람에 어깨를 조금 떨어
툭 튀어나온 광대뼈를 손으로 훑어
친구도 잃었지 사랑도 잃었지
원대한 꿈 따위는 잠시 뒤로 미뤘지
시간은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지 않았지
단 한번 여유도 내게 허락하지 않았지
세상에 천재들을 모독하고 나는 왜 이 모양일까
부모님을 원망하고 또 감사하고
또 원망하고 감사하고 또 원망하고
내가 숨이 끊어졌을 때 날 위해 울어줄 사람
열손가락도 채 안 되는 것 같아
순간의 위로가 담배와 술이라는 게 멋지게
느껴졌다가도 참 엿 같아
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이 맴돌아서
소름 끼치게 눈물겨워져 누가 날 잡아줬으면 해 어지럽네
나 지금 저 강물에 떠 내려갈 것 같애

[Hook]
이젠 널 놓아줄 때인 것 같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이젠 널 보내줄 때인 것 같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잘 가 세상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잘 가 세상이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
[Verse;2 최자]
포기에 또 포기 패배에 또 패배
지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것 같아
무너지는 각오 계속되는 낙오
오… 모두에게 나는 짐인 것 같아
청춘은 계속달아나 나를 버리고
두려움은 계속 자라가 나이를 먹이로
창을 열어도 속이 답답해 공기조차
나를 미워 하는 것 같아 실패한 사랑에
날카로운 파편은 폐에 박혀 숨 쉴 때마다
날 찔러 믿었던 사람에 데인 기억은 칼이 돼서
날 위협해 방구석으로 밀어 상처가 무서워서
만남은 두려워 외로움이 두려워서 혼자는 무서워
이토록 고독한 인생이 난 싫어
내겐 빌어먹을 하루조차 길어 이제 난 너무 지쳤어
한계라는 벽에 많이 부딪혀서 세상에 폐만 끼쳤어
떳떳하게 살아 보려고 나 많이 노력했지만
맨 정신으론 숨쉬기도 어려워져서 결정했어
지독하게 술에 절어서 삶의 끝에 몸을 던졌어
심장이 멎을 만큼 세게 부딪혔어

[Hook]
이젠 널 놓아줄 때인 것 같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이젠 널 보내줄 때인 것 같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잘 가 세상아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잘 가 세상이
(이젠 보내줄게 널 보내줄게)

[Verse3; 최자,개코]
지독한 꿈을 꿨어 견딜 수 없이
긴 꿈속에서 난 관속에 갇힌 시체였어
아무리 소리지르고 발버둥 쳐봐도
그 어둠 속에서 난 벗어날 수 없었어
그리고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하면서
기억들도 하나 둘씩 지워졌어 점점 흐려졌어
무서워졌어 갑자기 내가 지워지는 게 두려워 졌어
정신이 번쩍 들고 몸이 소스라 쳤어 갈증은 심해지고
허린 구부러졌어 살아야겠다는 희미했던 의지가 다시
너울성 파도처럼 거세게 몰아치면서
생과 사 사이에 저울질 균형은 깨졌어
술을 퍼붓지 악착같은 생의 의지는 아니더라도
숨을 거두기는 싫어 다시 살고 싶어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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